16.오장환(149-156).hwp http://dx.doi.org/10.14774/JKIID.2014.23.4.149 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Interior Design Vol.23 No.4 Serial No.105 _ 2014. 08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 149 러시아 보편주의 종교사상과 근대 창조성-예술에 관한 연구 * 1) - 범재신론의 종교철학과 관련된 오리엔탈리즘, 보편주의, 프뢰벨주의의 공통된 의미를 중심으로 - A Study on Russian Religious Thoughts of Universalism and Modern Creativity-Art - Focused on Common Meanings of Orientalism, Universalism and Froebelianism related to Religious Philosophy of Panentheism - Author 오장환 Oh, Zhang-Huan / 정회원, 부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공학박사 Abstract In the Russian ‘spirituality’ which played an important role in realization of ‘abstraction’ in modern arts, the three elements of Universalism - Oriental thoughts, Universal ideas, and Froebelian influence - can be found with no difficulty. More notable is the fact that, along with theosophy, the emergence of modern existential thoughts such as Bergson, Schopenhauer, Nietzsche is a new search and a new recognition of nature and human as views of panentheism and humanism, essentially of Humane and Divine. Therefore, it goes without saying that the thoughts constituting the Suprematism or Constructivism in Russia are, in a word, implicit in the existential humanistic ideas of Panpneumatism or Panentheism that is explained as the nature of Russian religious ideas. Furthermore, which is not only Suprematist‘s metaphysical principle but also the expression of universal thoughts; interestingly, which is closely akin to several Oriental mystic ideas including Taoist thoughts, as well as the contents of Universalism including mystic Christianity, by extension, which ideas and principles have a remarkable resemblance with thoughts and principles of Froebel. Keywords 러시아의 정신성, 보편주의, 범재신론, 프뢰벨, 휴머니즘, 실존주의, 근대성 Russian Spirituality, Universalism, Panentheism, Froebel, Humanism, Existentialism, Modernity 1. 서론 러시아 절대주의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여러 아방가르 드 예술단체들 중에서 근대 새로운 예술의 창출에 핵심 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추상의 근대성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 근대 아방가드 예술가들의 정신적 특성 혹은 그들의 종교철학적 신념에 대한 고찰 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이는데, 왜냐하면 러시아 절대주 의의 창시자인 말레비치와 추상의 아버지라 불리는 칸딘 스키 등의 근대 아방가르드의 핵심적 인물들은 자신들의 창조성과 관련하여 그들의 종교철학사상을 분명히 드러 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러한 그들의 종교철학적 신념 은 19세기말 세계종교회의와 같은 근대 보편주의운동으 로 나타난 새로운 신학사상의 등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현재에 이르기 까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근대 러시아 아방가르 드 예술이 러시아혁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고, 그러 * 이 논문은 부경대학교 자율창의학술연구비(2013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한 근대 러시아의 정신성이 흔히 ‘유물론’으로 불렸지만, 상대적으로 크게 인식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갈 등으로 인해 그것은 종종 협의의 의미로 치우쳐 인식되 었다.1) 따라서 J. 스투켄베르크가 주장했듯이,2) 근대 러 시아 아방가르드들의 실존주의적 범재신론의 정신성을 그리고 ‘정신적 유물론’ 내지 ‘인간적 유물론’을 근대 창 조성-예술3)과 근대 예술가의 자유의지와 더불어 고찰하 1) 예를 들어, “민족주의 사회주의자들은 힘으로의 철학적 의지와 권 력으로의 정치적 의지를 구별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다. A. Kostka & I. Wohlfarth ed., Nietzsche and “An Architecture of Our Minds”, Getty Research Institute Publication, 1999, p.x, foreword. 2) 물질은 정신이고, 물질적인 것은 정신적인 것이다. 따라서 유물론 은 물질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주제를 정신적 유물론으로 채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John H. Stuckenberg, The Final Science, or Spiritual Materialism, Funk & Wagnalls, 1885, pp.59, 86-87 3) 이 용어는 미학에서 근대예술을 고전예술과 구분하기 위하여 사용 된 용어인데, W. 타타르키빅츠는 “간단히 말해 예술의 이해에는 양극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말하자면 ‘완전성-예술’과 ‘창조성-예 술’이다. 전자는 고전주의의 특징적인 해석이고 후자는 낭만주의적 해석이다. 예술을 창조로 보는 해석은 낭만주의 이전, 즉 루소 이 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W. Tatarkiewicz, A History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150 는 것은 근대 새로운 창조성의 근원과 추상의 근대성 예 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의의 있는 일일 것이다. 본 연구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담론을 벗어나 근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새로운 창조성을 이끌어 낸 정신적 근원으로서, 근대 실존적 ‘창조적’ 인간에 대한 종교철학적 신념인 ‘범재신론’이라 불리는 러시아 아방가 르드들의 정신성에 주목하여 그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한 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근대 실존주의 범재신론 사상이 내포된, 즉 근대 예술적 자유-의지의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4) 보편주의 종교철학사상을 중 심으로 러시아 근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정신성과 근 대 창조성의 근원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이론적 고찰 의 대상으로는 근대 미학과 불가분에 있는 오리엔탈리 즘5)과 러시아의 범재신론의 보편주의와 더불어 그 시각 적 재현의 영역에서 그 표현을 가능하게 한 프뢰벨의 영 향6)을 실존주의적 의미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2. 러시아의 보편주의 정신성 2.1. 러시아 정신성의 동양적 특성 V. 마르코프는 1912년 주장하기를, “고대의 사람들과 동양 사람들은 우리들의 과학적 합리성을 알지 못했다. 이들은 감정과 상상이 논리를 지배하는 어린이들이었 다. 그리고 이들은 본능적으로 미의 세계를 관통했던 그리고 사실주의 혹은 자연에 대한 과학적 탐구에 의해 타락될 수 없는 천진난만한, 더럽혀지지 않은 어린이들 이었다. 동양의 ‘재잘거림’에 대한 우리의 깐깐한 냉담 과 그것에 대한 오해는 심히 공격적이다. 근대 유럽은 그 천진난만함과 비논리적인 미를 이해하지 못한다.”7) of Six Ideas: An Essay in Aesthetics, 손효주譯, 미술문화, 2001, p.312 4) 러시아의 근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서 보이는 ‘휴머티니라는 종 교’라 불리는 근대 실존적 인간의 새로운 정신성의 특징은, 이후 논의할 베르디야에프의 설명에서 이해할 수 있듯이, 범재신론의 사상이라 불리는 근대 실존주의 신학 혹은 종교철학의 주요한 흐 름의 특징들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에 관해 선행된 총론적 연구, 오장환, 근대 창조성-예술과 예술적 자유의지에 미친 종교철학의 영향,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2013.4)와 각론적 고찰, 오장환, 바 우하우스 창조성-예술 교육의 낭만적 정신성에 관한 연구, 한국실 내디자인학회논문집(2013.6)을 참조할 것. 5) 이에 관해서는, ‘근대지향’의 서양예술에서 오리엔탈리즘의 의미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논문집 (2004.12)를 참조할 것. 6) 이에 관해서는, 근대예술의 ‘순수성’ 탐구와 프뢰벨 교육의 영향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지회연합논문집(2008.6)과 근대 ‘생성’의 미 학과 그 형태-공간 표현에 관한 연구(2008.12) 등을 참조할 것. 7) John E. Bowlt, trans. and ed., Russian Art of the Avant-Garde: Theory and Criticism 1902-1934, The Viking Press, 1976, p.27. 에서 V. Markov, The Principles of the New Art, 1912 재인용. 쉐프첸코도 주장하기를, “그렇다. 우리는 아시아이고, 이를 자랑스 러워하는데, 왜냐하면 “아시아는 국가들의 요람”기 때문이며, 우리 피의 반은 타타르인이고, 그리고 우리는 도래할 동양을 모든 문화 의 모든 예술의 근원이자 요람이라고 묘사하기 때문이다. 즉 예술 라고 했다. 의미심장하게도, 이것은 F. L. 라이트를 떠 올리게 만드는데, 라이트는 “구박사는 아시아 사람들은 러시아를 동양과 서양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로서 여긴 다고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그들의 동양적 유산 때 문에 인간적인 개념이나 화려한 정신에 있어 더 부유하 다. 나의 오랜 중국 현자인 구흥밍(辜鴻銘)이 러시아 사 람들이 동양과 서양을 연결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8)고 주장했다. 러시아 사상에 대한 N. 베르디야에프의 설명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는 말하기를, “러시아 사람들은 극도로 양극화된 국민들인데, 그들은 모순의 복합체이다. 이러한 양극성과 일관성 없음에 대해, 러시 아 국민들은 오로지 유대인들과 비교될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하게 이들 두 국민들에게서 세상을 바꾸려는 듯한 (메시아의) 활발한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단지 우연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의 영혼은 러시아에서 세계 역사 의 두 가지 줄기, 동양과 서양이 서로 밀치고 영향을 주 었다는 사실에 기인할 것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순수하 게 유럽인들이 아니고, 순수하게 아시아적이지도 않다. 러시아는 세계의 완전한 부분, 하나의 거대한 동-서양이 다. 러시아는 두 세계들을 통일한다. 그리고 러시아의 영 혼 내에서 두 가지 원리는 늘 충돌하고 있다”9)고 했다. 사실, 당시 많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동양과 서양 사 이의 사상적 융합이라는 창조성-예술을 향한 어떤 종교 적 관념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특히 보편주의와 관련한 이러한 시각적 표현들은, 몬드리안과 말레비치 등과 같 이, 네덜란드 신-조형주의와 러시아 절대주의(혹은 구성 주의)라 불리는 아방가르드들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 게 나타났다. 여기서 의미심장한 것은, A. 쉐프첸코가 단 적으로 “우리의 문화 전체는 아시아적인 것”10)이라고 했 던 것처럼, 그리고 신지학의 경우처럼,11) 동양은 그들의 근대성의 탐구의 과정과 불가분의 관계로서 이들 아방가 르드 예술가들의 사상적 배경으로서 존재해 왔다. 베르디야에프는 다시 설명하기를, “니체의 영향이 있 었는데, 그의 영향은 러시아 르네상스에 미친 가장 강력 한 서구 영향이었다. 그러나 니체에 있어 수용되었던 것 에서 우리의 아시아적 근원은 그 전체성에 있어서 분명한 것이다. 신-원시주의는 서양의 형태와 같지 않은데, 그래서 우리는 솔직히 선언한다. 아시아는 우리에게 그 모든 문화의 깊이를, 그 모든 원 시성을 주었고, 유럽은 이것을 그 자신의 문명의 어떤 모양으로 보 완해왔다. 따라서 신-원시주의는 동양의 퓨전과 서양의 형태들로 부터 형성되었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요소들로 돌아가 그것에 우 리 학교를 기초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Ibid., p.49. 에서 A. Shevchenko, Neoprimitivism: Its Theory, Its Potentials, Its Achievement, 1913. 재인용 8) Frank Lloyd Wright, An Autobiography, Horizon Press, 1977, pp. 559, 571 9) Nicolas Berdyaev, The Russian Idea, The Centenary Press, 1947, pp.1-2 10) John E. Bowlt, op. cit., p.48. 에서 A Shevchenko (1913) 재인용. 11) 이에 관해서는, 오장환(2013.4), op. cit., p.116, 주40을 참조할 것.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 151 은 그들이 서양에 있어서 그에 대해 기술했던 대부분의 것은, 생물 철학에 대한 그의 관련성이 아니라, 귀족적 인종과 문화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권력에의 의지가 아 니라, 종교적 주제였다. 니체는 신비주의자이자 예언자로 서 받아들여졌다. 러시아 상징주의는 프랑스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상징주의자들의 시는 예술의 경계를 초 월한 것이었고, 이것이 아주 러시아적인 특성이었다. 소 위 ‘데카당스’라 불리는 시기와 우리들 사이에 미학주의 는 빠르게 종말을 고했지만, 그러나 정신적 질서에 대한 추구를, 그리고 신비주의를 가리키는 상징주의로의 변환 이 일어났다.”12) 독일 물리학자이자 신지자인 F. 바더 또 한 “러시아에서 동양과 서양 사이에 중개자를 보았다”13) 는 설명과, V. 마르코프가 “그러한 특성들을 인간이 파 악하면 할수록, 신성은 더 친근한 것이 되고, 어떤 종류 의 종교의 실현은 더 가까워진다. 두 반구 모두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 고대로부터 창조된 세상의 아름다움은, 그것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 드러났던 것처 럼, 신성의 반영이자 표현이다”14)라는 주장처럼, 따라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 종교적 특성이다. 2.2. 범재신론의 보편주의 종교철학사상 신지학을 포함하여 베르그송, 쇼펜하우어, 니체 등의 새로운 사상의 출현은 실존주의, 혹은 실존적 범재신론 (내재신론)의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 그리고 본질적으 로 인간성과 신성에 대한 근대 실존주의적 인간의 새로 운 이해이자 탐구였다. 칸딘스키와 마찬가지로, V. 마르 코프는 “따라서 자유로운 창조는 절대적 자유가 아니고 우리들의 내적 세계의 순수한 울림이다. 자유로운 창조 는 단순한 바람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영혼의 창조적 필 요를 만족시키는 수단들 중 하나로서 예술가에게 내재된 것이다.”15)라고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V. 페트소프는 ‘관념이 아니라 인민, Not Ideas But People’이라는 주제 로 말하기를, “예술과 산업의 방법을 묶는 문제는 해결 될 수 있는데, 즉 논리적이고 추상적 방법에서가 아니라 교육적이고 진화론적 방법에서 해결될 수 있다”16)고 했 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의미심장한 것인데, 왜냐하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지 말 것’을 가르쳤던 프뢰벨과 바우하우스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맥락에서, O. 로자노바의 설명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그 리지 말 것을 가르친 프뢰벨의 교훈을 떠올리게 만드는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는 1913년 말하기를, “자연은 예 12) Nicolas Berdyaev, op. cit., p.230 13) Ibid., p.54 14) John E. Bowlt, op. cit., p.25에서 V. Markov, The Principles of the New Art, 1912. 재인용 15) Ibid., p.36에서 V. Markov (1912) 재인용 16) Ibid., p.235에서 V. Pertsov, At the Junction of Art and Production, 1922. 재인용 술가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오로지 지금만이 예술가들은 자연을 그대로 모사하지 않음으로써 그리고 자연에 대한 원시적 개념을 모든 근대 창조적 사고의, 즉 예술가가 보는 것+예술가가 아는 것+예술가가 기억하는 것 등의 심리학에 의해 복잡해진 개념들에 종속시킴으로써 그림 을 아주 의식적으로 창조하게 된다고”17) 했다. 한마디로, 당시 ‘추상으로의 돌진’ 혹은 ‘내부로 향한 돌 진’을 하던 아방가르드들은 ‘어는 정도는 철학자’와 같은 사색을, 그것도 동서양을 아우르는 종교적 성찰을 통해 근대 새로운 인간의 신성의 창조성을 드러내고자 분투했 던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말레비치는 <검정 사각형, Black Square>을 제작했을 때까지, 그리고 그 언어적 불 꽃과 함께, 그는 러시아 상징주의자들의 18세기와 19세기 초 독일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해석으로부터 시작하여 니 체와 월터 휘트먼을 거쳐 베르그송의 동시대 철학에까지 걸치는 방대하고, 분간할 수 없는 분량의 철학적이고 사 색적인 문학에 영향 받았다.18) “말레비치에게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H. P. 블라바츠키의 헌신적 추종자 P. 우스펜스키였다”19)라는 설명처럼, 이러한 보편 사상에 대한 탐구에 있어 신지학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스펜스키는 주장하기를, “기독교 신학과 기독교 도덕성 의 관점에서 보면, 심미적인 것과 종교적 무아의 경지(황 홀경)의 혼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서 이 둘은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했다”20)라고 했는데, 단적으로, 그가 피력하고자 했던 것은 과거 기존의 ‘정통’ 기독교에 맞선21) 절대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인 동시에 그 대 새로운 인간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었다. 그것은 오컬 트적, 낭만적, 그리고 동양적 관념들이었지만, 또한 그것 은 바로 서양의 비의적 신비주의 전통들이었다. “그 순환 은 필연적으로 그것이 시작된 같은 점에서 끝난다. 그리 고 분리된 존재들의 “삶”은, 출생과 함께 시작되며, 죽음 에서 끝나야만 하는데, 그것은 출발점으로의 회귀(return to the point of departure)이다.”22)라는 우스펜스키의 주 17) Ibid., pp.105-106. 에서 Olga Rozanova, The Base of the New Creation and the Reasons Why It is Misunderstood, 1913. 재인용 18) John Golding, op. cit., p.62 19) Ibid. 20) P. D. Ouspensky, Tertium Organum: the Third Canon of Thought - A Key to the Enigmas of the World, Nicholas Bessaraboff and Claude Bragdon trans. & Intro., Kegan Paul, 1937, p.295 21) 이러한 주장들은 당시 기존의 기독교 교리와 상반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블라바츠키가 신지학을 창설한 목적과 똑같은 것이 다. 실제, 블라바츠키는 그녀의 대표적 저서에서 말하기를, “일반 적인 종교적 믿음에 대한 분석인, 이 책은 특히 자유사상의 주요 한 반대자인 [과거의] 신학적 기독교사상에 맞서 겨냥된 것이다.” 라고 그 목적이 인간의 자유의지이고 휴머니티에 있다는 것을 분 명히 했다. H. P. Blavatsky, ISIS UNVEILED: A Master-key to the Mysteries of Ancient and Modern Science and Theology, Vol 2., Trow’s Printing & Bookbinding Co., 1877, p.iv.. 22) P. D. Ouspensky, op. cit., p.117. 의미심장하게도, 그는 이러한 사 상을 동양사상과 더불어 설명했다. Ibid., pp.189, 294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152 장은 그러한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유클리드와 n-차원의 기하학이라 는 이러한 이론들에 더하여, 러시아 철학자이자 신비주 의자인 우스펜스키는 영향력 있고 폭넓게 읽혀진 논문, <터티움 오르가눔, Tertium Organum>(1911년)을 기술 했는데, 여기서 그는 초-공간 철학사상, 즉 보다 과학적 저술들에 대한 정신적 보충을 상술했다.23) 요약하면, “무 한에 대한 감각은 시작 이전의 최초이고 가장 엄청난 시 도이다. 무(Nothing)가 존재한다! 단지 무한성만이, 만물 의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분리와 분해만이 있을 뿐이 다”24)라고 했는데, 이것은 무(無)에 대한 감각을 강조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우스펜스키의 사상은 눈에 보이는 3 차원을 넘은 무한(無限)에 대한 감각이었는데, 이는 라이 트가 자신의 ‘유기적’ 원리에서 가장 강조했던 종교철학 적 내용과 같은 것이고, 달리 말하면, 그것은 특히 낭만 주의 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배적 사고였던 근 대 ‘생성’(Becoming)의 철학적 사유로, 시간 독트린이라 불리는 근대 철학의 핵심적 내용이다. <그림 1> 말레비치의 ‘White on White’와 그의 입방체 무덤 말하자면, 다이나미즘에 대한 절대주의자들의 관념은 부분적으로 미래파에서 성장했지만, 그것은 또한 상대성 물리학, 비-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한 이론적 저술들, 그리 고 4차원에 대한 철학적 담론들에서 나타난 시간과 공간 에 대한 일반적 관심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는데, 놀 랄 것도 없이, 그러한 설명들 모두가 불교, 혹은 힌두교 적 색채를 띤 것으로 설명되기도 하고, 또한 도가사상과 도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25) L. 힐베르자이머가 주목 했던 것처럼, 실제 말레비치는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실 체라는 감각적 인식의 장벽을 파괴했고,”26) 그는 자신의 예술에서 근본적으로 무(無)의 세계를 전달하고자 했고, 23)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153. 에서 M. Dabrowski, ‘Malevich and Mondrian: Nonobjective Form as the Expression of the “Absolute”.’ 재인용. 24) P. D. Ouspensky, op. cit., p.257 25) 오우스펜스키는 도가의 도(道)의 원리와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포 함하여 동양사상을 설명하고 있었다. 주목할 것은 그의 책 마지막 에 ‘새로운 휴머니티의 탄생, Birth of the new humanity’라는 제 목으로 휴머니티 사상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6)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159. 에서 Ludwig Hilberseimer, “Introduction to Kazimir Malevich,” in Malevich, The Non-Objective World, 8. 재인용 그의 환원주의 회화, <흰색 위의 흰색, White on White>[그림.1]이라는 그의 아이콘을 통해 이를 구현시 켰다.27) 우스펜스키는 신비주의 보편 사상을 플로티누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뵈메의 사상은 물론이고, 동양사 상과 칸트, 피히테, 셸링, 헤겔로부터 니체, 쇼펜하우어와 같은 서양의 근대 지성들과 더불어, 아인슈타인과 같은 현대 물리학과도 연관시켜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철 학적 내용 모두는 근대 ‘생성’의 보편주의 사상으로 요약 되는 것들이다. 여기서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새로운 시간-공간의 사상이 과학자들은 물론, 예술가들 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드러난 사실에도 주목해 야 하지만, 튜체프가 “러시아는 지적 과정에 의해 이해 될 수 없다”28)는 주장처럼, 이러한 시간-공간의 개념이 결코 이성적 사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로, “낭만주의자들이 과학에 반 드시 적대적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 다”29)라는 지적처럼, 이성 그 이면에 놓여있는, 흔히 ‘비 이성적’이라고 치부되는 낭만적, 신비적, 동양적 사고는 ‘초이성적’인 것으로서 결코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지 않 아왔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 또한 필수적인 것이다. 한마디로, 말레비치는 완전한 비-대상의(nonobjective) 형태를 전개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즉 새로운 비 -형상적(nonfigurative) 세계, 보다 높은 직관의 세계라는 “제로(zero)” 점을, 이를 정방형, 장방형, 원, 십자 형태라 는 기초적 기하학적 형태들을 통해 표현하였다.30) 형태를 구축하는 그의 방법은 파편이 아닌, 완전한 기하학적 형태 들을 가지고 구성 조직을 시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 고, 그리고 그의 형태들은, 그 배열에 의해, 동적인 것이 되었다.31) 예를 들어, <흰 바탕 위의 검정 사각형, Black Square on White Ground>은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통사 론의 형태적 어휘와 밑바탕에 깔린 목적을 전형적으로 보 여주고 있으며, 검정색 사각형은 그림의 평평한 표면을 확 고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흰색 바탕에 대립된 그 병 치를 통해 다이나미즘의 감각을 전달했는데,32) 여기서 주 목할 것은, 이 검정색 4변형 평면은 가장 지고한 정신적 질서의 상징으로 상승되어, 말레비치가 “직관적 이성의 창 조”, “새로운 예술의 얼굴”, “예술에 있어 순수 창조의 첫 단계”라고 불렀던 창조의 근본을 재현했다는33) 사실이다. 말레비치의 조형성과 관련하여 J. 골딩은 “4차원 개념 27) Ibid. 에서 M. Dabrowski 재인용 28) Nicolas Berdyaev, op. cit., p.1.에서 재인용 29) Franklin L. Baumer, Modern European Thought: Continuity and Change in Ideas, 1600-1950, Macmillan, 1977, p.281 30)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151 31) Ibid., p.159 32) Ibid., p.150 에서 M. Dabrowski, ‘Malevich and Mondrian: Nonobjective Form as the Expression of the “Absolute”.’ 재인용 33) Ibid. 에서 K. Malevich, "From Cubism and Futurism to Suprematism," in Malevich, Essays on Art, 1: 25. 재인용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 153 은 특히 미국 건축가인 C. 브래그돈에 의해서 대중적 관 심을 끌었고, 신지학에 강하게 영향 받은 그의 저서, <사각형 인간, Man the Square>은 1922년 출판되었다. 그리고 말레비치의 친한 친구이자, 구성-화가인 M. 마테 우신은 그에게 1904년 처음 발간되어 널리 알려진 H. 힌 톤의 논문 <4차원, The Fourth Dimension>을 소개하였 다.”34)라고 설명하였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신지학 의 영향을 언급하면서 이를 영국의 수학자 힌톤(C. H. Hinton, 1853-1907)와 연결시켰다는 사실인데, 실제, 이 것은 범재신론과 관련하여서 아주 의미심장한 것이다. 왜냐하면, 힌톤은 헤켈의 경우처럼 범재신론 사상을 지 닌 근대 실존주의자였기 때문이다. 힌톤은 주장하기를, “일상적 물리적 존재를 초월하는 물리적 존재가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 람들은 관찰하는 올바른 방향이 물질로부터 이탈하여 정 신적 존재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차원의 물 질에 대한 개념들, 따라서 우리와의 관계가 정신적 직관 (intuitions)으로서 이해된 그러한 물질적 존재들에 대한 발견을 향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물 질적’이란 간단히 말해 ‘지적인 것에 의해 파악되는 것, 알게 되거나 친숙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모든 유기체에는 두 가지 부분들이 있는데, 즉 물질적 부분과 에테르 부분이다. 물체가 될 것은 곧 지나가고 또 다른 물체와 구별할 수 없게 되고, 에테르체 (aethereal body)가 남게 된다.35) 이제, 우리가 우리의 관 심을 그 물체에 향한다면, 우리는 성장, 소멸, 그리고 죽 음의 현상들, 즉 존재하는 동안 동떨어져 있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러 물질이라는 공동의 저장소로 합쳐지는 살 아있는 존재의 오고 감이라는 현상들을 보게 될 것이다. 상당부분, 이러한 의식은 극단의 정점에 이르게 되고, 종 교적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직관적인 것일 뿐이다. 그 느낌은 확실한 것임이 아주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이성에 의해 우리에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렇게 이러한 모든 개념들은 그 방법인데, 그 방법으로 이제 우리는 우주라는 위대한 존재를 이해한다. 지고의 것 이전에 휴머니티보다 더한 것이 있다고 말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우리가 형성시키는 어떤 개념도 이제 인간 드라마를 표현의 유일의 가능 모드로서 이용해야만 한 다. 이제, 휴머니티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많 은 개별적인 것들을 느껴야만 한다”36)고 했다. 한마디로, 힌톤 또한 세기의 전환기에 새로이 나타날 예술의 ‘정신성'을 주창했던 주목할 만한 인물이었는데, 34) John Golding, op. cit., p.62 35) 이러한 사상은 서양의 근대 과학 이전에 도가사상에서 말하는 기 (氣)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36) Charles H. Hinton, A New Era of Thought, Swan Sonnenschein & Co., 1888, pp.xiv, 64, 67, 68, 76, 77 그는 주장하기를, “우리의 목적을 위해, 예술가가 무의식 적으로 처리하는 색채와 형태라는 교묘한 처리가 의식적 인 힘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다. 즉각적 아름다움의 어떤 희생에서건, 정신적 회화 예술은 우리 의 보다 무의식적인 예술 이면에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 은 필수적이다.”37)라고 했다. 더 나아가, 그는 “강한 종교 적 기초를 지닌, 이것은 해롭게 작용하지 않을 것인데, 왜냐하면 삶의 규칙이 종교에 의해 놓이는 것처럼 충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규칙 들을 신의 의지의 절대적 지시로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저 선한 사람의 규칙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신의 의지 가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종교적 계율을 단념해야만 한다 는 것은 진실된 것이다. 하지만 그 때 우리는 신의 의지 가 종교적 계율에서 부분적으로 그 자체를 드러내고 있 고 그리고 내적 정신으로서 보다 충분히 그리고 보다 분 명하게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 때 휴머니티 가 신비스런 자극으로 어떤 일시적 선보다 더 신성하고 지고한 것이 됨을 느끼는 그러한 본능은 정당화되거나 혹은 이루어질 것이다. 거기에는 두 가지 경향이 있는데, 하나는 종교적 이해의 직접적인 함양이고, 또 다른 하나 는 모든 것을 이성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그것이 단지 우주 전체를 조망하는 이성적 경향의 주창자들을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인데, 우리가 알기에 이성적 주창자들이 위압적으로 종교라는 보다 높은 부분들을 다루기 이전의 부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서 보다 높은 생명의 내재성을 느끼는 사람들은 실체의 보다 넓 은 영역에 대한 이러한 조망에서 필요로 할 것이고, 결 국 그들은 우리에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말하게 될 것”38)이라고 내재성의 범재신론과 실존주의 휴머니티 사상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3. 러시아 실존주의와 창조성-예술 3.1. 프뢰벨 사상과 예술-교육의 영향 범재신론의 종교철학사상과 관련하여,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은 프뢰벨의 영향이다. 왜냐하면 ‘범재신론’ 용어의 등장과 관련하여39) 프뢰벨 사상의 영향이 필수불가결한 고찰의 대상이기 때문이고, 더욱이 그러한 신성의 내재성 에 대한 가르침과 더불어 그러한 실존적 인간의 자유의지 에 의해 새로운 예술적 표현, 즉 관념적 이념을 시각적 대상 재현의 영역에서 표현하도록 가르침을 주었던 것은 바로 프뢰벨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힌톤과 관련하여서도, 비록 그가 프뢰벨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그 37) Ibid., p.87 38) Ibid., pp.91, 93, 94 39) 이에 관한 내용은, 오장환(2013.4), op. cit., p.118 참조할 것.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154 는 자기-암시와 같은 묘한 힌트를 던지고 있다는 것에 주 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프뢰벨이라는 말은 없지 만,40) 흥미롭게도 힌톤은 그의 서문에서 “유치원 입방체” 라는 언급을 통해 그의 마음속에 있는 유치원의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설명하기를, “이러한 방법으 로 우리는 입방체들의 블록(the block of cubes)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된다.”41)라고 하면서, “나는 입방체들로 이루 어진 하나의 블록을 만들었고 그 각각의 입방체에 이름을 붙였다.”42)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은 그의 범재신론 사상 과 관련하여서도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 한 맥락에서, 그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예술가들 중 한 사 람인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그가 거의 대별되지 않는 두 가지 흰색 톤으로 그렸던 ‘흰색 위의 흰 정방형’에서, 거 의 무(nothingness)였던 단순화와 환원(reduction)을 목표 로 하였던 것처럼 보이는데,43) 아마도, 말레비치의 사물의 근원인 무(無)로의 복귀라는 관념은, 말하자면, 더 형이상 학적이고 보다 종교적인 의미들은 힌톤 이전에 이미 프뢰 벨을 통해 신비주의적인 러시아의 사상과 통합될 수 있었 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의 과학사상과 교육사상의 경중 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종교 철학적 의 미들의 시각적 재현의 문제와 관련하여 분명, 프뢰벨은 힌톤보다 앞서 널리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 대주의 구성들 속에서, 말레비치는 한 기하학적 형태들의 개념 위에 기초한 새로운 회화적 어휘를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영적 질서라는 보편적 진리를 나르는 표현을 발 견하려고 힘썼다”44)라는 설명처럼, 분명 그와 같은 종교 적 신념으로서의 보편사상을 수학적 원리로, 그리고 ‘겉모 습 이면에 숨겨진 것을 그리는’ 비형상적 표현으로 보다 일찍이 말레비치가 배웠던 것은 프뢰벨로부터였다. 1852년 프뢰벨이 죽고 난 후, 유치원은 유럽과 유럽의 식민지, 미국, 아시아 등 대부분의 나라에 성공적으로 보 급되었고, 러시아 또한 1917년 혁명 전, 러시아 사람들의 삶에서도 노동 계급에게 더 나은 공평한 세계를 약속하 는 마르크스주의와 함께 굳게 자리 잡았다.45) N. 브로스 터만도 설명하기를, “추상 예술의 첫 승리자들 중 한 사 람인 W. 칸딘스키도 또한 어린 시절 플로렌스에서 살 때 시각적인 미적 언어로 은물을 접하게 되면서 유치원 에서의 색깔, 기하학 도형의 절대적 마력에 마음을 빼앗 40) Charles H. Hinton, op. cit., p.vii, preface. 피아제가 말한 ‘논리-이 전(pre-logical)’ 단계인 7살 이전에 마음에 각인된 이미지는 말년 까지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따라서 프뢰벨의 영향은 단지 간과되 었던 것처럼 보인다. N. Brosterman, Inventing Kindergarten, Harry N. Abrams, 1997, p.154, note 46 41) Charles H. Hinton, op. cit., p.77 42) Ibid., p.12 43) L. Hilberseimer, Mies van der Rohe, Paul Theobald and Co., 1956, p.43 44)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151 45) Norman Brosterman, op. cit., p.12 긴 사람이었고,”46) J. 볼트가 “오컬티즘, 정신주의, 일원 론, ‘새로운’ 기독교, 신지학과 가장 넓은 의미에 있어서 의 종교”47)에 관심을 가졌던 칸딘스키의 행위들과 그러 한 용어들과의 관련성은 직접적인 것이다.48)라고 언급했 던 것처럼, 칸딘스키는 이러한 러시아 신비적 사상을 가 장 잘 보여주는 예들 중 하나일 것인데, 단적으로 말해, 칸딘스키 또한 바우하우스의 또 다른 인물들, W. 그로피 우스, J. 이텐, J. 알베르스, P. 클레와 마찬가지로 프뢰벨 의 영향을 받은 인물이었다.49) 이러한 맥락에서, 알프레드 바아의 추상미술의 두 가 지 독특한 전통에 대한 정의는 주목할 만한 것인데, 즉 “하나는 선구적인 추상 표현주의자는 이지적이기 보다 직관적이고 감정적이고, 기하학적이기 보다 생체 묘사적 이었으며, 고전적이고 구조적인 것보다 자발적이고 비이 성적인 것을 찬양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이자 더 중요한 흐름은 결정계 기하학의 논리적 변형에 바탕을 둔 것이다.”50) 중요한 것은, 바아가 언급한 결정계 기하 학이란 분명 입체파에서 특징을 이야기한 것이었지만, 그러한 추상 예술을 이끈 보다 근원적 배경은 분명 결정 학(crystallography)으로 변형된 바이스교수의 저술에 의 해 영향 받은 프뢰벨이다. 왜냐하면, 프뢰벨 사상은 바아 가 말한 첫 번째 흐름을 포함하면서도 가장 비이성적이 고 가장 신비적 형이상학적인 것으로서 두 번째 흐름을 동시에 모두 지닌 것이었기 때문이다. 엘 리시츠키의 경우에도, 신비주의적 사상은 동일한 역할을 하였던 것처럼 보이며, 우주의 실체로서 다이나 미즘은 새로운 예술의 과학적이고 예술적인 실체가 되었 다.51) 실제, 리시츠키는 그러한 사상을 <두 개의 사각형 에 대하여, About 2 Squares>[그림.2]라는 제목의 간략 한 도해집을 통해 이러한 절대주의 혹은 구성주의 관념 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책의 맨 첫 장에 “모든 어린이 들에게”라고 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의미심장한 것 은, 여기서 쓰인 ‘어린이들’이라는 단어는 키릴문자의 P (우리의 로마문자의 R)로 시작하는데, 그것은 그 자체로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연속되는 에너지와 같다는52) 내용이다. 즉, 이러한 내용은 ‘유출’의 개념이며 46) Ibid., p.13 47) Maurice Tuchman ed., The Spiritual in Art: Abstract Painting 1890-1985, Abbeville Press, 1986, p.169. 에서 V. Kandinsky, “Kuda idet 'novoe' iskusstvo” (Within the “new” art), Odesskie novosti (Odessa news), 9 February 1911, 3. 재인용. 48) Ibid., J. E. Bowlt, ‘Esoteric Culture and Russian Society’ 재인용. 49) 이에 관해서는 Norman Brosterman, op. cit. 그리고 Mark Dudek, Kindergarten Architecture: Space for the Imagination (Spon Press, 2000) 참조할 것. 50) N. Brosterman, op. cit., p.104. 에서 A. H. Barr, Jr., Cubism and Abstract Art, New York: Museum of Modern Art, 1986, p.2. 재 인용 51) Patricia Railing, More about Two Squares, Artists Bookworks, 1990, p.22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 155 서양의 오컬트적 관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절대주의 혹 은 구성주의의 밑바탕을 이루는 사상은 러시아 종교사상 의 특징으로서 설명된 범정기설(汎精氣說) 혹은 범재신 론(혹은 내재신론)의 실존주의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 고, 뿐만 아니라 이것은 절대주의의 형이상학적 원리이 자 보편주의 사상의 한 표현으로, 이러한 사상과 원리들 은 프뢰벨 사상과 원리와도 같다는 사실이다. <그림 2> 엘 리츠스키의 ‘두 개의 정방형에 대하여’ 3.2. 러시아 실존주의 휴머니즘 사상 이러한 맥락에서, 예를 들어, 엘 리시츠키의 ‘프로운 (Proun)’에서의 ‘근원으로서의’ 사각형과 더불어 <새로운 인간, New Man>[그림.3]이라는 작품에서 나타난 ‘붉은’ 사각형은 보편적 정신 혹은 개별자의 내재된 신성을 표현 한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가 지금 생각하 는 우주의 모습을 보통 예상했던 우주의 모습과 비교할 때,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아인슈타인이 공간과 시간을 재배열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주 확고하다고 간주하는 모든 것들이 조그만 조각으로 해체되어 허공 속을 둥둥 떠다닌다.”53)라는 사상의 표현이었다. 아무튼 물질개념은 공간개념과 시간개념보다도 더 철저하게 “볼셰비키화”되 었다.54)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식계급의 사상에서의 변화 로, 좌익 지식계급의 전통적 세계관은 흔들렸다는 것이다. 52) Ibid., p.39. <두 개의 사각형에 대하여, ABOUT 2 ■>는 정확히 모든 이들에 대한 호소였고, 이것은 우리들을 공간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의 폭발(a burst of energy)이다. 여기서, 엘 리시츠키 는 “모든 어린이들에게”라고 시작하면서 말하기를: 1. “여기 두 개 의 정방형이 있다” [검정색-보편적 정신, 적색-개별적 물질], 2. “먼 곳으로부터 지구로 날아오고 …” [유출이론], 3. “그리고… 그들은 검정 불안을 보고 있다” [변화의 과정], 4. “부서뜨리고 … 모든 것 들은 흩어졌다” [보편적 정신의 물질화], 5. “그리고 그 검정 위에 빨강은 분명하게 정착했다” [보편적 정신 위에(혹은 내재된) 물질 화된 개별자], 6. “여기서 그것은 끝이 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53) Franklin L. Baumer, op. cit., p.462. 에서 A. S. Eddington, The Nature of the Physical World (1928), p.1. 재인용 54) Ibid., 20세기 초에 강하고도 빈번하게 격렬한 충돌이 전통적인 지식계급의 마음의 편협성에 맞서 르네상스의 사람들에 의해 벌어졌는데, 즉 창조를 위한 자유라는 명목으로 그 리고 그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벌어진 충돌이었다. 그러나 모든 측면에서 유물론, 실증주의, 공리주의에 대한 승리를 이룩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는데, 이로부터 좌경화된 지식 계급은 그 자체를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는55) 것이다. 중 요한 것은, 휴머니즘과 인도주의(humanitarianism)의 구별 하는 것이고, 즉, ‘러시아 사람들이 이해했던 것은 기독교 사상의 휴머니즘(Christian humanism)’이다. 한마디로, 러 시아 무신론, 허무주의, 유물론은 종교적 색채를 얻었고, 노동하는 대중에 속한 러시아 사람들은, 그들이 정통성을 버렸을 때조차도, 계속해서 신을 그리고 신성한 진리를 추구했고,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계속했다. 유 물론은 종교적 신앙에 대한 문제였고, 그 반대자들은 사 람들의 해방에 대한 적들로서 취급되었다.56) <그림 3> 엘 리츠스키의 ‘새로운 인간’과 ‘프로운’(1923) 결론적으로, 러시아 사람들이 이해했던 것은 기독교 휴머니즘이었다. 그것은 정확하게 말해 의문에 대한, 즉 종교적, 도덕적 그리고 사회적 의문에 대한 감정을 가졌 던 러시아 사상이었다. 그것은 금욕적이고도 종말론적인 의문이었다. 슈펭글러는 그가 러시아는 ‘고대에 맞서는 종말론적 반란’이라고 했을 때 러시아를 아주 절실하게 그리고 아주 잘 묘사하였다.57) 달리 말하자면, 공산주의 는 하나의 범재신론의 보편적 종교 철학적 관념으로, 그 래서, 유물론은 종교적 신앙에 대한 문제였고, 그 반대자 들은 사람들의 해방에 대한 적들로서 취급되었지만, 그 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강하게 인식된 공산주의는 극단적이고 왜곡된 이데올로기, 즉 사회적, 정치적, 경제 적 형태를 취한 것이었다.58) 즉, 기독교 사상은 어떤 비 55) Nicolas Berdyaev, op. cit., p.221 56) Ibid., pp.27, 252 57) Ibid., pp.86-87 58) “러시아 공산주의는 러시아 메시아 신앙 관념의 왜곡이며, 그것은 서양의 부르주아적 어둠을 계몽할 운명 지워진 동양으로부터의 빛 을 주장한다. 공산주의 안에는 그 자체의 진실과 그 자체의 거짓 이 있다. 그 진실이란 사회적 진실, 인간의 그리고 국민들의 형제 애의 가능성의 구현, 계급 탄압이고, 반면 그 거짓은 그 정신적 기 초에 놓여있는데, 그것은 비인간화로, 개별적 인간의 가치에 대한 부정으로, 인간 사고의 축소로 귀결된다.” Ibid., p.250 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23권 4호 통권105호 _ 2014.08156 굴한 정신에서 이해되고 해석되었다.59) 궁극적으로, 미학 적 의식은 변천했고 보다 커다란 중요성이 예술에 부가 되기 시작했다.60) 주지하는 것이지만, 구성주의 조각이나 파피에 콜레에서, 말레비치는 자신의 예술에서 극단적인 환원, 즉 비대상적 재현을 실험하였고, 결국 전혀 자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 준거하지 않는 이미지들을 구성해냈는데, 말레비치에 의하면, ‘절대적’ 창조의 본질 은 색상, 형태, 그리고 질감이라는 조형적 수단들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거에] 이러한 본질은 늘 주제에 의해 파괴되어왔다”61)고 했다. 분명한 것은, 우리 는 아방가르드의 예술을 그 시대의 신비주의 가르침에 대한 회화적 대응으로서 여기는 것을 경계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념들을 긁어모으지 않았다면, 이러한 신비적 자극들이 없었다면, 칸딘스키, 말레비치, 마티우신과 같은 예술가들이 그들이 이룬 혹 은 그들의 추상을 미래 세계와 연결시켰던 혁신을 창조 했다는 것은 거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신앙심과 다름없었다는62) 사실이다. 4. 결론 러시아에서 시작된 근대 추상 예술의 창조성을 종교사 상이라는 근원적 차원에서 접근, 이해하는 것은 분명 근 대성 전체에 대한 담론의 이해에 있어서, 그리고 더 나 아가 근대 새로운 인간의 실존주의적 투쟁의 과정에서 그러한 관념적 형이상학이 어떻게 시각적 재현의 영역에 서 새로운 표현으로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고찰하는 것은 근대 창조성-예술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여는데 핵심적 요소이다. 분명,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그들의 철학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조형적 구성요소들 가운 데에서 그 상관성을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기하학적 원 리들은 예술가들의 주관성과 개입을 제거하고, 그리고 보편적 법칙들에 속한 새로운 구성을 만드는데 최상의 해결책을 제공했다. 즉, 러시아 절대주의와 네덜란드 신- 조형주의는 이러한 이상에 헌신한 가장 근원적이고 진보 적인 운동들이었다.63) 비록 러시아 사상이 ‘유물론’이라 고 불렸고 그 정치적 의미로 인해,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것은 종종 협의의 의미로만 인식되거나 오도되기도 하 였지만, 근대 러시아 아방가르드들에게 채색된 그 사상 59) Ibid., p.10 60) Ibid., p.220 61)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151. 에서 Malevich, “From Cubism and Futurism to Suprematism,” in Malevich, Essays on Art, 1: 25. 재인용 62) Maurice Tuchman ed., op. cit., p.179 63)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op. cit., pp.145-146. 에서 M. Dabrowski, ‘Malevich and Mondrian: Nonobjective Form as the Expression of the “Absolute”.’ 재인용 은 ‘정신적’ 관념에만 치우치지도 ‘물질주의적’ 실재에만 우선하지도 않은, 그 두 가지 가치 모두를 동시에 아우 르는 전일적인64) 사상이었다. 그러한 특징은 라이트의 ‘유기적’ 사상의 유물적 특성과도 다르지 않은 것이었는 데, 한마디로, 근대성을 향한 탐구에서 물질과 정신, 신 과 인간에 대한 이원론의 극복은 모든 아방가르드들의 공통적 과제였다. 한마디로, 러시아 아방가르드에게서 나 타난 실존주의 휴머니티의 정신성이란 바로 근대 새로운 인간이 갖게 된 실존적 자아의 자유의지에 대한 강한 종 교철학적 신념이었고, 새로운 창조성의 예술은 그러한 신념의 표출이자 표현이었다. 근대 추상의 재현과 관련된 이러한 러시아의 정신성에 대한 혹은 종교철학적 사상에 대한 탐구는 당시 몬드리 안과 같은 신지학협회의 일원이었고 또한 러시아 아방가 르드와 같은 유물론자였던 반 되스부르크의 경우처럼, 상반된 것의 통일에 대한 사상과 보편자의 관념-조형 스 타일(Ideo-Plastic Style)을 표현했던 신조형주의(혹은 데 스틸)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들이다. 이에 관한 연구 는 향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참고문헌 1. El Lissitzky, About 2 Squares, Artists Bookworks, 1990 2. Charles H. Hinton, A New Era of Thought, Swan Sonnenschein & Co., 1888 3. Gail H. Roman & Virginia H. Marquardt ed., The Avant-Garde Frontier: the Russia Meets the West, 1910-1930, The University Press of Florida, 1992 4. John E. Bowlt, trans. and ed., Russian Art of the Avant-Garde: Theory and Criticism 1902-1934, The Viking Press, 1976 5. John Golding, Paths to the Absolute: Mondrian, Malevich, Kandinsky, Pollock, Newman, Rothko and Still, Thames & Hudson, 2000 6. John H. Stuckenberg, The Final Science, or Spiritual Materialism, Funk & Wagnalls, 1885 7. Maurice Tuchman ed., The Spiritual in Art: Abstract Painting 1890-1985, Abbeville Press, 1986 8. Nicolas Berdyaev, The Russian Idea, The Centenary Press, 1947 9. P. D. Ouspensky, Tertium Organum: the Third Canon of Thought, Nicholas Bessaraboff and Claude Bragdon trans. & Intro., Kegan Paul, 1937 10. Victor Margolin, The Struggle for Utopia: Rodchenko, Lissitzky, Moholy-Nagy 1917-1946,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7 [논문접수 : 2014. 06. 30] [1차 심사 : 2014. 07. 24] [2차 심사 : 2014. 08. 04] [3차 심사 : 2014. 08. 06] [게재확정 : 2014. 08. 08] 64) “이원론은 역설적으로 일원론과 결합되었다” Nicolas Berdyaev, op. cit., p.199. 이원론의 극복, 혹은 정신적 유물론에 대해서는, A. Lovejoy, Revolt against Dualism: Inquiry concerning the Existence of Idea (The Open Court Publishing Co., 1930); 실존 적 자아와 유물론에 대해서는, A. Petrunkevich, The Freedom of Will: A Study in Materialism (1905); L. Buchner, Last Words on Materialism (Watts & Co., 1901) 볼 것.